40여 년을 방안에 놓아둔 목조木造장농에서 어느 날부터 투닥거리는 소리가 났다. 벽을 두드리는 소리 또는 가벼운 망치질소리 같은 소리가 매일 한두 번씩 지속되었다. 목재가구라 습기나 날씨에 민감해서 나는 소리라고 치부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다가 어느 날부터인가 신경이 쓰이기 시작해서 습기조절을 하기 위해 장롱문짝을 열어두었는데도 투닥거리는 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그래서 퇴마사 흉내를 내서 시험삼아 장롱 안에 부적符籍을 붙였더니 소리가 딱 끊겼다. 충격적이다. 취미삼아 고전古錢을 수집했다. 그때만해도 집에 엽전葉錢이 굴러다니고, 아이들은 질경이잎에 엽전을 꿰매 제기를 만들어 놀던 시절이라 공책과 맞바꾼 엽전이 솔찬히 모였다. 더러는 점괘占卦를 보는 엽전꾸러미를 수집했다가 돌려주는 일도 벌어졌고, 금화金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