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벽지 임자도에서 4학년을 맡았다. 지금은 튜립축제, 대광해수욕장, 승마교육장으로 유명하지만 그 때는 사방에 바다만 펼쳐진 문화문명의 오지 서해의 낙후된 섬. 섬 근무는 퇴근하면 오갈 데가 없다. 고작 일주일에 한 번 광주로 탈출한다. 심심하면 아이들에게 낚시대를 가져오라고 해서 수문에 나란히 앉아 문저리 - 문저리는 할아버지가 없는 고기라고 무조어라고도 했는데 문저리를 잘라 미끼로 써도 덜컹덜컹 물었다. 30여 명의 아이들이 낚아올리면 금새 반 바께츠를 잡았다. 낚시질에 물리면 학교 뒷산을 쏘다니기도 했으나 하루 이틀이고, 하나 밖에 없는 다방에 죽치고 앉아 맥주를 마시는 것도 뉘가 났다. 장편동화를 쓰던 때라 정과수업을 마치고 아이들에게 구연하면서 반응을 살폈는데 시큰둥하던 아이들이 빨려들기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