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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만의 명상록 - 3

북새 2018. 10. 13. 09:59


<이천만의 명상록 -3>


이천만의 명상록 (3) 목차 (61편 - 89편)


61. 기와 실내자전거타기/


(이천만의 명상록 - 61)       감기와 자전거

겨울은 감기와 싸우는 계절이다. 특히 노인들에게는 추위 때문에 웅크러드는 겨울이 수난의 계절이다. 이래저래 노인들은 처진세대다. 우리나라 전쟁세대 노인들은 아들딸 가르치느라고 진꼴이 다 빠져서 황혼이 오는 줄도 몰랐다가 귀밑머리가 허예지자 핵가족화된 자녀에게서 분리되어버렸고 산업화된 사회에서도 노후 부모공양은 사회제도적으로 내팽개쳐저버렸다. 새끼들 먹이고 가르치는데 허리가 휘도록 일을 했는데 자신들의 노후를 준비할 여유도 없었거니와 그럴 개재도 아니었다. 오직 먹고 사는 데와 아이들 치다꺼리에 일생을 바치고 보니 오쟁이 진 부부만 달랑 남았다. 산업화라는 도시화가 문제다. 도시에서 출세한 자녀가 있어도 시골에서 농사짓고 살았던 노 부모는 죽어도 아파트에서는 못 산다. 한 발 나서면 푸른 논밭이 펼쳐지고 눈만 뜨면 새소리가 들리는 시골생활이 몸에 밴 노인네들이 어떻게 도시 아파트 새장 같은 네모 굴에서 하루나마 견딜 수 있겠는가? 사냥꾼들은 짐승을 잡기 위해 상자덫을 만들 때 절대로 네모로 만들지 않는다. 산짐승들이 네모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시는 모두 다 네모로 이루어져 있다. 길도 집도 방도 다 네모다. 또 총천연색 풍경에서 어울려 살다가 갑자기 회색빛 그늘로 들어가는 게 시골노인들에게는 너무 이질적이어서 생리에 맞지 않는다. 대선大選에서 노인복지가 화두話頭가 되었다고는 하나 정책의 본질이 틀렸다. 감기 얘기를 하려다가 그만 전후前後세대 불쌍한 우리네 노인들의 안타까움에 어만 데로 나갔다.

노인들에게 감기는, 특히 겨울철 감기는 천적天敵이다. 노인들의 사망률이 겨울철과 환절기에 높다. 감기 자체는 별 병이 아니지만 후유증이 크다. 감기로 몸이 쇠약해지면 시낭고낭 앓다가 합병증이 생겨 죽음에 이른다. 감기는 약이 없다. 최선의 처방이 온냉수욕이다. 몸을 씻을 때 온냉수를 번갈아 하면 여생餘生 감기를 모르고 살 수 있다. , 온냉수욕은 손끝 발끝에서부터 시작하고 심장은 절대 금지다. 노인에게 두 번 째로 중요한 건강부위는 무릎이다. 사람이 죽어가는 과정을 보면, 뛰다가 걷다가 앉고 누우면 죽는다. 주저앉기 전에 무릎을 튼튼히 해야 한다. 가벼운 걷기, 등산 그리고 실내자전거타기는 종아리와 대퇴근의 근력을 강화하여 무릎을 보강할 수 있는 좋은 운동이다. 화투는 재미는 있으나 쪼그리고 앉아서 하는 놀이라서 허리와 특히 중요한 무릎이 망가진다. 아울러 당구撞球는 노인네들에게 권장하는 좋은 오락성운동이다. 당구는 전천후全天候, 가볍게 걷기며, 오락성이 있어 재미있고, 두뇌게임이기 때문에 치매癡呆에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