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빈소와 장례
박원순시장의 빈소에는 진보진영이랄 것 없이 시민들이 모여든다. 통합당 등 보수진영은 발길을 끊었다. 백선엽장군의 빈소에는 보수 진보 할 것 없이 조문객이 찾는다. 박시장 빈소의 조문을 꺼리는 사람들은 시장역할을 비롯한 시민단체활동, 인권운동 등 공적이 있으나 자살의 원인이 여비서의 성추행고소 때문이니 미투차원에서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백장군의 빈소에 조문을 가지 않는 사람들은 백장군이 6. 25 때 혁혁한 무공을 세워 나라와 민족을 구원했으나 일제시대 만주국 일본군장교로 앞장서서 독립군과 애국지사 색출과 탄압 그리고 처형에 매진한 사람이었으므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민족반역자이므로 조문 불가다. 그러나 조문은 관혼상제의 인륜지사다. 개인적이니 국가적이니 할 것 없이, 진보니 보수니 따지는 것은 분별력을 상실한 무지이며 그냥 사람이 돌아가셨으므로 빈소를 찾는 것이다. 애국이니 반역이니 개입할 필요가 없다.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것은 무지의 소치다. 분별력 부재다. 단, 대통령이 대통령명의로 조화를 보내는 것은 부적절하다.
박시장의 장례를 성추행고소와 관련지어 서울시장례로 하는 걸 시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현직 서울시장이었으므로 서울시장례로 모시는 것이다. 대통령은 퇴임 후에 별세해도 국민장으로 모신다. 반대청원이 50만을 넘어서고 있으나 이는 다분히 감정적인 분별력 상실의 무지다. 성추행고소와 장례를 혼동한 중우정치와 같은 중우의식이다. 그러나 백장군의 현충원장례는 불가하다. 조문을 가고 안 가고와 현충원장례는 의미가 다르다. 민족반역자를 나중에 공적을 세웠다고 영웅 취급하여 현충원에 장례한다면, 현충원에 영면한 애국지사들의 영혼이 편안히 영면할 수 있겠는가? 백장군은 독립투사들과 애국지사들에게는 철천지웬수다. 현충원에는 독립투사들과 애국지사들이 영면하고 있고, 우리는 현충일 마다 기념식을 하며 편안히 영면하시라고 기원한다. 그런데 철천지웬수를 곁에 두고 어찌 평안히 영면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러고서야 후세들에게 현충원참배를 권장하며 국가정체성을 기릴 수 있으랴.